아버지의 오후


눈이 어두워질수록 마음은 밝아집니다.
발이 느려질수록 생각은 빨라집니다.
몸이 무거워질수록 사랑은 깊어집니다.
오래 산다는 것은 오래 사랑한다는 것.
멀리 간다는 것은 많이 본다는 것.


예전에 
모르던 것 이제는 알게 되었고
예전에 
오해하던 것 이제는 이해하게 되고
예전에 꺽지 않던 고집. 
이제는 마디마디 꺾어 놓았습니다.

무겁기만 하던 욕심그릇. 
이제는 양철 판처럼 가벼워졌고
그 많던 자랑거리. 
이제는 마음속 깊이 감추었습니다.


돋보기를 들고 책을 읽습니다.
한 자 한 자 짚어가며. 
지난날을 찾아봅니다.
아름다운 마음이 모입니다.

나도
이렇게 살았지...... 

오늘 따라
오후의 햇살이 유난히 곱습니다.


- 정용철님의 
   "언제나 그대가 그립습니다" 중에서 -